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Stella Artois와 Grand-Place, 그리고 Brexit (나의 벨기에 유학시절)

한국무역협회 국제사업본부장(상무) 조학희 

직장생활 9년차이던 지난 1997년 다니던 직장의 배려로 1년 반 기간 동안 벨기에에서 유학생활을 보낼 기회가 있었다. 브뤼셀에서 차로 30 여분 거리에 있는 루벤대(KULeuven, University of Leuven)에 개설되어 있는 석사과정(MA in European Studies)에서 유럽통합을 공부하게 되었 다. 유럽의 문학, 역사, 문화, 경제, 법 등 다양한 과목이 개설되어 있 는데 다니던 회사에서의 업무를 고려하여 주로 경제와 법과목 중심으 로 특히 EU통합을 공부하고 석사논문도 그 분야로 쓰게 되었다.

시작부터 공부 외적인 어려움도 있었다. 루벤 정착 후 5개월이 지난 그해 12월 한국이 IMF 경제위기를 맞았다. 7월 한국 떠날 당시 달러당 800-900원대이던 환율은 1,700원대로 뛰어 한국으로부터의 송금액이 절반으로 줄어 어려움을 겪은 것도 잊을 수 없다. 공부 마치고 다시 직장에 복귀하여 두어 차례 브뤼셀 업무출장 때던가 잠시 짬을 내 추 억을 간직한 루벤을 다녀왔지만 은퇴 후에 업무가 아닌 여행으로 다시 한 번 가고 싶은 생각을 갖고 있다.

20여년이라는 짧지 않은 세월이 지나다 보니 많은 것들이 기억 속에서 사라지고 있지만 지금도 즐겨 마시는 벨기에 맥주 스텔라, 수도 브뤼 셀의 상징인 그랑쁘라스와 오줌싸개 동상 등 벨기에 유학생활의 추억 을 떠올리곤 한다. 다니던 대학 바로 옆에 커다란 로고가 새겨진 스텔 라맥주 공장도 그중 하나이다. 유난히 맥주 종류가 많고 맥주마다 잔 이 모두 달라 맥주를 주문하면 해당 맥주의 로고가 새겨진 잔을 가져 다주는 것도 처음에는 꽤나 신기했으니 말이다.

유학생활은 EU통합의 역사와 유럽연합의 정책결정과정을 비교적 상세 히 공부할 수 있었던 좋은 기회였다. 유럽인들을 높게 평가하고 싶은 것이 있다. 통합이 깨질 뻔한 여러 차례의 위기가 닥칠 때마다 슬기롭게 타협(흔히 ‘○○컴프로마이즈’로 명명한데서 그 역사를 엿볼 수 있듯이)을 이끌어내고 오히려 회원국을 확대하면서도 다양한 이질적 요소를 극복하고 결속을 통해 제도적으로 단일시장을 뛰어넘어 ‘유럽 연합(European Union)’이라는 통합체로 자리매김한것이 놀랍기도 하 며 유럽인들에 대한 외경심을 갖게 된다.

최근 들어 아쉬운 것은 수년 전부터 영국의 유럽연합 탈퇴(Brexit)가 큰 화두가 되면서 통합유럽이 위기를 맡고 있는 것을 보며 유럽통합을 공부한 사람으로서 아쉬움을 느낀다. 통합을 설계하고 이를 실천에 옮 긴 통합의 설계자 장 모네(Jean Monnet)나 로베르 쉬망(Robert Schuman)이 땅 속에서 얼마나 한탄스러워 할까? 라는 물음을 던지며 글을 마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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